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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따라 나무따라 세금내는 나무, 석송령

2018-10-11

 

 

 

 

높고 아름다운 산은 그냥 산이라 부르기 아쉬워 명산이라 부르며 아끼니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의 숲에 대한 사랑은 애틋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러한 사랑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은 숲을 가진 나라가 될 수 있었답니다.

많은 숲 중에서도 사랑받는 숲이라 함은 대개 위에서 말한 명산과 그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널찍한 공원입니다. 그런데 가끔 명산도, 대공원도 아닌 작은 숲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몰릴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발걸음이 몰리는 그 숲에 이름있는 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숲 사랑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숲에 대한 사랑은 그 숲에 자리 잡은 나무들에게까지 이어졌고, 우리는 나무를 단순히 자원으로 여기지 않고 하나의 생명으로서 존중해왔습니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령, 관직을 받은 나무, 나무를 결혼시키는 풍습까지 나무에 대한 존중은 여러 곳에서 잘 드러나 있습니다. 나무들도 그 사랑을 잘 알고 있는지 나라 곳곳에 자리 잡아 수백, 수천의 세월을 잘 자라 주었습니다.

긴 세월을 살아가는 나무들이다 보니 저마다의 이야기도 품으며 자랐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이러한 이야기는 나무들을 다시 주목받게 하였고, 사람들을 숲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우푸는 사람들을 숲으로 이끄는 독특한 이야기가 있는 나무들을 우리 친구들에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숲따라 나무따라’입니다. 신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은 나무 친구들과 한번 만나볼까요?

 

 

 

(가을에 열리는 열매 수익이 나무한테도 있나무?)

 

 

 

오늘 우푸가 소개해 드릴 나무는 ‘세금을 내는 나무’입니다. 세금은 ‘국가를 유지하고 국민 생활의 발전을 위해 국민들의 소득 일부분을 국가에 납부하는 돈’을 뜻합니다. 즉, 세금을 낸다는 것은 소득이 있음을 뜻합니다. 세금을 내는 나무가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소득을 얻는 것일까요? 열매를 팔아 소득을 만드는 것일까요? 알 수가 없습니다. 세금을 내는 나무를 직접 찾아가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푸는 나무라 운전면허가 크흡… 매번 말하는 것 같나무)

 

 

 

세금을 내는 나무가 있는 곳을 수소문한 우푸는 세금을 내는 나무가 경상북도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 석평 마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소식을 접한 우푸는 급히 KTX를 타고 석평 마을로 향하였고, 그곳에서 높이 10m, 둘레 4.2m, 동서 길이 32m의 큰 소나무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흔치 않은 크기의 소나무를 본 순간, 우푸는 직감적으로 이 나무가 세금을 내는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 우푸는 나무를 인터뷰하였습니다.

 

 

 

(600년의 위엄이 살아있는 석송령이나무)

 

 

 

우푸: 안녕하숲! 혹시 자기소개 가능하나무?

세금을 낼 것 같은 나무: 내 이름은 석송령이라고 하네. 성은 석이요, 이름은 송령이라네. 나이는 600살쯤 먹었네.

우푸: 세금을 내는 나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왔숲. 혹시 세금을 내는 나무가 맞숲?

석송령: 맞네. 내 앞으로 땅이 있어서 종합토지세를 납부하고 있다네.

우푸: 어쩌다 땅을 얻게 되었숲?

석송령: 내가 어린나무 시절에 홍수로 인해 마을 앞 개천으로 떠내려 가게 되었다네. 죽어가는 나를 지나가던 나그네가 건져 개천가에 심었는데 점점 자라서 이렇게 잘 자랐다네. 마을 사람들은 잘 자란 나를 사랑해 주었고, 나는 마을사람들을 위한 등신목이 되었지. 뭐 잡귀 좀 잡아주고 그랬다네.

그러다 1920년대 말쯤에 일이었다네. 이 마을에 이수목이라는 분이 살았었는데 그분에게는 자식이 없었다네. 이 분은 돌아가시기 전에 자기 재산의 절반인 토지 1,191평을 내 이름으로 등기해 주도록 유언을 남겼지. 이 유언에 따라 나는 이 넓은 땅의 주인이 되었고, 동네에서는 부자 나무라고 불리고 있다네.

우푸: 나무한테 땅을 줄 수 있숲?

석송령: 지금은 사물에 대한 재산 이전이 불가능하나. 일제 강점기까지는 가능했다네. 나 말고도 황목근이라는 나무도 땅을 가지고 있어 세금을 낸다고 하네. 나보다 넓은 땅을 가졌는데 외진 곳에 있는 땅이라 세금은 더 적게 낸다고 들었네.

우푸: 토지에서 나는 수익으로는 무엇을 하나무?

석송령: 내 땅에서 난 수익으로 해마다 동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네.

우푸: 존경스럽나무.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나무!

석송령: 잘 놀다가게~

 

 

 

(사연 없는 나무가 없는 것 같숲)

 

 

 

세금을 내는 나무가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었습니다. 우푸는 석송령이 세금을 낸다는 사실보다 석송령이 세금을 내기까지의 경위가 더 인상 깊었습니다. 물에 떠내려가는 나무를 가엽게 여겨 구해서 심어주고, 그 나무가 잘 자랐다고 마을에서 이름도 지어주고, 수호신으로 모시더니 심지어 자신의 재산까지 남겨주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우리 조상들이 나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무에 대한 이러한 지긋한 사랑을 이어 받은 우리이기에 이처럼 숲을 가꾸고 있는 것이겠지요. 다음에는 더욱 더 재밌는 이야기를 가진 나무 친구를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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